잘 나가던 흥국생명이 심상치 않다. KOVO컵을 시작으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의 저력을 보여주며, 정규시즌까지 1강 체제를 구축하던 흥국생명이 흔들리고 있다. KOVO컵 결승에서 GS칼텍스에게 셧아웃 패배를 당한 건 당시 김연경과 외국인 용병 루시아가 몸이 덜 풀린 상황이라 그럴 수 있다 쳐도, 최근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 GS칼텍스에게 무기력하게 패하고 있는 건 분명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다영이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에서 이적한 이다영은 국가대표 주전세터다. V리그 여자배구 전체를 봐도 이다영은 원탑 세터로 불리고 있다. 연봉 또한 리그에서 5번째로 높은 금액인 4억원을 받고 있다. 빠르고 정확한 토스, 안정적인 경기 운영, 블로킹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이다영이다.
흥국생명에는 이다영만 있는게 아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은 국내 최고의 레프트로 손꼽히고 있고, 국내로 복귀한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또 190cm의 장신센터 김세영이 건재하고, 재빠른 이동공격을 구사하는 이주아가 중앙을 지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흥국생명을 넘어서는 팀은 없다고 평가한다. 그나마 흥국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팀을 꼽으라면 GS칼텍스가 있지만 역시나 전력면에서는 흥국생명에게 한참 뒤처져 있다. 그래서 정규시즌 중반까지 1위의 흥국생명은 2위와의 승점을 두 자릿 수로 벌려 놓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부에서 터졌다. 흥국생명 선수들 간의 불화로 팀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다영은 여러차례 불화를 암시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불을 지폈다. 삽시간에 퍼진 이다영의 SNS 글은 소문에 소문을 만들어내며 불화설의 근원지 찾기를 시작했다.
박미희 감독은 어느 팀에나 어수선한 일이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했지만, 흥국생명의 주장 김연경은 불화설을 정면돌파했다. 불화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프로선수이기에 책임감을 갖고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다영의 잦은 교체와 결장으로 팀이 흔들렸고, 이재영 역시 고열로 결장한 바 있다.
흥국생명이라는 거대한 팀이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용인에 위치한 여자배구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후 병원으로 이송된 선수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구단측은 극단적 선택이 아닌 복통이라고 설명했지만 분위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제 문제는 흥국생명이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 아닌, 분위기 쇄신 여부다. 이미 2위와의 승점을 크게 벌려놓아 무리 없이 정규리그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 챔피언 결정전에서 어떤 팀을 만나던 현재 흥국생명의 전력이라면 전혀 두려울 게 없다.
하지만 내부에서 시작한 불화로 주요 선수들의 결장이 잦아지고, 외국인 용병까지 교체되면서 팀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다. 매 경기 승부에만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내부의 불화는 물론 외부로부터 곱지않은 시선까지 견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간단히 말해 멘탈붕괴 상황이다.
뜬금없는 소리지만 GS칼텍스 김유리는 얼마전 팡팡 플레이어로 선정되었다. 매 경기 MVP가 팡팡 플레이어인데 김유리는 프로에 데뷔한 지 무려 10년 만에 처음 받아보았다고 한다. 해설자로 나섰던 한유미가 김유리를 보며 울음을 터뜨렸고, 김유리는 물론 동료 선수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김유리는 흥국생명에 1라운드에 지명되었지만, 선배들의 부조리로 인해 코트를 떠난적이 있다. 이후 편의점 알바를 전전하다 실업팀에서 다시 배구공을 잡았고, 이후 IBK기업은행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김유리는 전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건 GS칼텍스로 이적한 후에도 변함 없었다.
최근에는 한수지와 신예 권민지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수지와 권민지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김유리가 다시 전면에 나섰다. 항상 지적받던 중앙 속공이 몰라보게 향상되었고, 블로킹도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흥국생명과의 일전에서 9 득점을 몰아넣으며 3:0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팡팡 플레이어로 선정된 김유리의 인터뷰 타임에, GS칼텍스 선수들은 물론 차상현 감독까지 둘러앉아 응원해 마지않았다. 존경받고 있는 것이다. 김유리라는 배구선수는 선수들은 물론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김유리는 화려한 선수생활은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한 인터뷰에서 김유리는 말했다. 인성이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화려한 기록과 수상 그리고 우승이 목표가 아닌, 인성이 좋은 선수로 남는 게 김유리의 바람이었다. 사실 김유리의 인상은 다소 무서워 보이지만, 유튜브와 TV에서 보이는 김유리는 활달하고 착하기 그지없다.
박미희 감독과 김연경의 말이 맞다. 모든 팀은 불화가 있다. 비단 배구뿐만 아니라 어느 스포츠건, 어느 회사건간에 불화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서로 신뢰하고 있느냐고, 프로선수라면 더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얼마나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지 상상도 안 되지만, 프로선수라면 이겨내야 한다. 이다영을 비롯한 흥국생명의 불화설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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