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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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하던 3월의 어느 봄날. 정말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캠핑을 하기로 했다. 다들 먹고살기 바빠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겨우 시간을 내 1박 2일간 부어라 마셔라 할 예정이다. 나는 결혼을 코 앞에 두고 있어, 결혼 전 친구들과 회포를 풀 겸 술과 고기를 바리바리 싸들고 캠핑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웅포관광지 곰개나루 캠핑장이다. 강변에 있는 작은 캠핑장으로 친구가 겨우 예약을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예약하기 쉽지 않았다 한다. 요즘 캠핑하는 사람이 이리 많았나 새삼 놀랐다. 전날 수원에 있는 친구 집에서 한잔하고, 아침에 같이 익산으로 출발했다.

 

 

날씨가 흐릿흐릿하고 빗방울이 떨어져 걱정했는데, 오후가 되니 날씨가 맑아졌다. 캠핑장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텐트도 다 제각각인데 큼직한 텐트를 여러 개 이어, 마치 방 3개 딸린 아파트 같은 텐트도 있었다. 캠핑을 좋아하는 친구가 말하길 저 텐트 하나에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도착하니 웬 개슥기가 우리를 반겨준다. 요렇게 캠핑장에 오는 사람들한테 애교를 부려 과자라도 얻어먹었는지, 애교가 9단인 놈이다. 우리는 리어카에 짐을 하나 가득 싣고 예약한 자리로 옮겼다. 뭔 1박 2일 지내는데 짐이 이리 많냐 하니, 텐트에서부터 침대, 의자, 취사도구, 이불 등 없는 게 없었다.

 

친구놈 중 캠핑 매니아가 있어, 돈 버는 족족 캠핑장비에 쏟아붓는다. 친구 놈이 짐을 하나하나 풀어헤치며 이 버너는 몇만 원, 이 의자는 몇만 원, 이 침대는 십만 원 등등 설명을 해준다. "야~이럴 돈 있으면 여자 만나서 데이트나해~"라고 했지만, 뭐 지가 좋아 사는 거니 뭐라 할 것도 없다. 오히려 친구 덕분에 몸뚱이만 챙겨 와 잘 먹고 잘 놀 예정이다.

 

 

텐트는 2동을 쳤는데, 한 동은 다용도실, 한 동은 침실로 사용했다. 캠핑을 자주 다녀 그런지 친구가 능숙하게 텐트를 완성했고, 난 옆에서 짐만 날라줬다. 다 완성하고 보니 내부가 꽤 넓었다. 한 친구는 다용도실 침대에서 자고, 나와 다른 친구는 텐트에서 자기로 했다.

 

 

텐트를 치고 캠핑장을 한바퀴 도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많이들 왔다. 캠핑장에 매점을 비롯해 화장실, 샤워실 등이 완비되어 있다. 중간중간 수돗가도 있어 그릇을 씻거나, 간단한 양치를 하기 좋았다. 강변에 있어 그런지 바람이 매우 쎄고 차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 때문에 우리 앞을 씽씽 거리며 달리는 자전거 부대가 많아 좀 시끄러운 것만 빼면 나쁘지 않은 곳이다. 일단 경치가 너무 좋다.

 

 

본격적으로 친구가 지글지글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본인 캠핑장비에 자부심이 있는 놈이라 장비 하나하나 설명해 가며,  구워줬다. 그래서 우리는 옆에서 잘하네~라고 응수만 해주며 고기를 얻어 먹었다. 양고기를 구워줬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정도로 좋았다. 

 

양고기라곤 양꼬치밖에 못 먹어본 나인데, 이렇게 구워 먹으니 비린내도 않나고 육질이 장난이 아니다. 뭐가 이리 맛있어~라고 감탄을 연발하며 열심히 먹었다. 술도 소주, 맥주, 보드카, 샴페인 등등 없는거 없이 다 사 왔다. 좋은 경치와 맛있는 음식, 좋은 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오후 1시부터 먹고 마시기 시작해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자리를 파했다. 얼마나 먹고 마셨는지, 얼마나 떠들어 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다. 그동안 쌓인 얘기도 많고, 서로 궁금한 것도 많아 나불나불 잘도 떠들어 댔다. 저녁이 되니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져 바람도 제법 불었다.

 

밤이 늦어지자 강풍이 몰아닥쳐 텐트가 날아갈 정도로 심하게 불어 제쳤다. 몇 번이나 잠에서 깨어 텐트가 멀쩡한지 확인했다.  아침이 돼서야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아져, 서로의 안위를 확인 후 라면 하나 끓여먹고 떠날 준비를 했다.

 

이제 누구는 결혼해서 애가 있고, 나는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고, 한 친구는 애인도 없는 서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애인도 없는 친구는 결혼한 친구를 부러워하고, 결혼해서 애보기 바쁜 친구는 솔로 친구의 자유를 부러워하니, 누가 좋고 누가 나쁘고 할 것도 없었다. 다들 각자의 삶을 살고 있을 뿐. 이렇게 오래간만에 모여 술 한잔에 고기를 뜯으니 참 좋았다. 이런 자리를 자주 가져야 하는데, 나이를 먹으니 쉽지 않다. 나도 다음에 친구들을 만날 땐 유부남이 되어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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