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당일
부비동염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한다. 물도 마시면 안 된다. 하루에 4명 정도 수술이 가능해 아침부터 오후까지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난 가장 마지막 순번을 배정받아 오후 2시에 수술을 받았다. 전날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후 2시까지 약 14시간 동안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버텨야 했다.
내 차례가 다가오면 수술실로 이동을 도와주실 직원분이 오신다. 링거를 꽂은채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손수 데려다주신다. 수술실은 나 외에도 다양한 환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옆에는 제왕절개를 기다리던 산모도 있었다.
수술실에 도착하면 벽에 4개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는게 보인다. 모니터에는 수술 시 주의사항을 틀어주고, 산과 바다 등의 경치를 보여주며 심신의 안정을 찾게 도와준다. 난 부비동염 수술이 아니라 별로 떨리지 않았는데, 큰 수술을 받으러 온 환자들은 꽤나 긴장될 듯싶다.
내 차례가 되면 의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끌고 수술실로 인도해 주신다. 의사 1명에 간호사 2명 정도 있을줄 알았다. 이게 웬걸... 무려 7~8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한지 몰랐다.
▶ 부비동염 수술
수술실에 도착하면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온다. 이후 휠체어에서 수술 침대로 옮기는데 생각보다 너무 좁았다. 수술대에 누은 후 간호사분이 내 몸을 찍찍이 부직포로 고정시켰다. 아마 수술 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용도인 듯싶다. 몸을 고정 시킨 후 산소 호흡기를 입에 대고 숨을 쉬어보라고 한다.
이어 간호사 분의 "약 들어갑니다"라는 말소리가 들렸고, 난 몇 초 안되어 정신을 잃었다. 내가 정신을 다시 차렸을 때는 이미 수술 대기실로 이동한 후였다. 간호사분이 날 흔들어 깨웠고, 수술이 끝났다고 말씀해 주셨다. 코가 꽉 막힌 느낌이 들어 입으로 숨 쉬는데, 얼굴에 마스크를 씌어 주셨다.
가뜩이나 숨 쉬기 힘든데 마스크까지 쓰니 죽을 맛이였다. 너무 답답하다고 말씀드렸으나,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다시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내 병실로 돌아왔다. 수술 후 6시간 동안 음식물 섭취가 금지됐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캔음료(미음) 2개를 주셨다. 수술 후 6시간이 경과 한 8시에나 마실 수 있었다.
마취가 풀리니 코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게 아프지 않고 견딜만 했다. 다만 숨을 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 입으로만 숨을 쉬고 물을 마시지 못하니 건조하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다. 6시간 후 미음을 마시니 좀 나아졌지만, 평소 코로 숨 쉬던 습관 때문에 숨이 한참 부족했다.
▶ 수술이 끝난 밤
수술 후 12시간이 지나면 식사와 물을 섭취할 수 있다. 새벽 2시가 되서야 물을 마셨는데, 물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24시간을 굶어 뱃속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음식이 들어가도 불편하기만 했다. 물을 마시면 숨 쉬는 게 나아지긴 했지만, 막혀 있는 콧속의 피가 뿜어져 나와 거즈를 수시로 갈아주었다.
새벽부터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물을 안마시고 입으로 숨을 쉬면 콧속의 피가 목과 입으로 떨어진다. 입으로만 숨을 쉬니 건조해지고, 입안 피가 딱딱하게 굳는다. 물을 마시면 콧속의 피가 콧구멍으로 뿜어 나와 이물감 때문에 불편하고 고통스럽다.
밤 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계속 누웠다 앉았다는 반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혈이 될 줄 알았는데, 피는 멈출 줄 몰랐다. 코에 거즈를 대고 테이프로 고정을 시켜 쏟아지는 피를 막았다. 거즈가 피로 흥건해지면 다시 교체해 주어야 했는데 1시간에 몇 번씩 반복해야 했다.
또 링거를 맞은 팔이 너무 아팠다. 간호사님께 물어보니 수술 때문에 굵은 바늘로 바꿔서 그렇단다. 아프다고 호소하니 바꿔줄 수는 있는데, 그럼 다시 주삿 바늘을 찔러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참겠다고 했다.
▶ 부비동염 수술 후 퇴원
아침 7시에 콧속의 거즈를 빼준다고 했다. 나를 포함한 4명의 부비동염 수술 환자가 간호사를 기다렸다. 앞의 세 분은 적당히 피가 난 거즈를 제거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난 거즈를 빼자마자 콧속에서 많은 피가 흘러나왔다. 쏟아진 피가 바닥을 물들일 정도였다.
간호사는 계속 거즈를 대어 닦아내라고만 했다. 다시 병실로 돌아와 아침을 먹는둥 마는 둥 했다. 11시면 퇴원을 해야 하는데, 출혈이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가능한지 의문이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병실로 와 내 상태를 체크하셨는데, 수술을 잘 되었고 퇴원해도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11시가 되어 간호사가 찾아와 약과 보험관련 서류를 전달해 주었다. 또 코 세척기를 구입해 가라며 위치도 알려주셨다. 주섬 주섬 짐을 챙겨 코 세척기를 구입하고 병원을 나섰다. 퇴원은 했지만 출혈은 계속되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모르겠는데, 많은 양의 피가 계속 흘러나왔다.
결과적으로 부비동염 수술은 2박 3일 일정으로 끝이 났다. 수술 첫날은 간단한 검사와 금식 외에는 특별한게 없었다. 수술 당일에는 수면마취약이 들어간 것 외에는, 수술 과정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었다. 수술 후 숨 쉬는 게 어려웠고, 지혈이 되지 않아 아프고 불편한 게 가장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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