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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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누구나 말조심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말 한마디 잘 못해 인생의 굴곡이 생길 수 있으니 말조심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수다. 그중에서도 인종차별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특히 흑인을 만났을 때 혹시 내가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린북 Green Book 2018>은 그런 어려운 주제를 매우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다. 인종차별, 그중에서도 흑인에 대한 이야기를 웃음과 코미디를 가미하여 쉽게 풀어낸 영화다. 처음 영화를 보면서 이게 무슨 내용인가 하다가 영화가 중반으로 흘러가면서 몰입도가 최고조에 이른다. 

 

이 영화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사실적으로 풀어낸 영화다. 미국에서 흑인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노예, 인종차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실제로 흑인들이 어떤 인종차별을 당했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사회에서 어떻게 인종차별이 극복되고 있는지(현재 진행형)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일단 재밌다. 아무생각없이 보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나도 와이프가 추천해줘서 맥주와 치킨을 뜯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와이프에게 말했다. "나중에 한번 더 보자" 이 영화는 인종차별을 대하는 미국 사회를 다루고 있지만, 극히 다른 두 인물의 캐릭터가 상충되면서 재미를 주는 영화다. 더욱이 실제 스토리를 영화로 만든 것이어서 더욱 흥미를 끈다.

무식한 백인과 교양있는 흑인

감독: 피터 패럴리

주연: 비고 모텐슨(토니 발레롱가 역), 마허샬라 알리(돈 셜리 역)

 

직설적이고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가. 토니는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성격 탓에 돈하고는 인연이 없지만, 어느 날 매력적인 취업자리를 소개받게 된다. 그 일은 단순한 운전기사다. 돈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는 토니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운전기사 채용공고를 낸건 돈 셜리 박사였다.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8주간 미국 남부 순회공연을 떠나기 위해 운전기사를 찾던 중 토니와 만나게 된다. 돈 셜리 박사는 토니에게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 겸, 비서 겸, 하인 노릇을 해달라 제안한다. 욱 하는 성격인 토니는 단번에 거절하지만, 돈 셜리 박사는 처음부터 토니를 점찍어 두었는지 그의 요구조건을 수용한다. 그렇게 무식한 백인 남자와 교양 넘치는 흑은 남자의 8주간의 여행이 시작된다.

 


 

인종차별에 대한 두가지 시선 in 미국

토니와 돈 셜리 박사의 여행이 시작되는 날. 토니는 그린북을 건내받는다. 그린북(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은 당시 흑인이 출입 가능한 숙박시설, 음식점을 지역별로 모아놓은 책으로 1936년에 발행된, 실제로 있었던 책이다. 미국 북부에 살고 있는 토니와 돈 셜리 박사는 상대적으로 흑인 인종차별에 관대한 곳에 살고 있었다.

 

반면 미국 남부는 흑인 노예를 이용한 농장, 면직포 공장 등이 활발한 곳으로, 흑인을 보고 대하는 시선이 북부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만큼이나 흑인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했던 미국 북부와 남부. 두 사람은 그 남부로 여행을 떠났다.

 

백악관 초청공연에 참여했을 만큼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이 높은 돈 셜리 박사는, 미국 남부에서 전혀 다른 대우를 받게 된다. 남부 미국인들은 돈 셜리 박사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자연스레(?) 하게 된다. 식사 하나에서부터 호텔에 머무는 것조차 어려운 남부의 현실을 그대로 직면한 돈 셜리 박사다.

 

이런 차별에 분개한 토니는 여러차례 돈 셜리 박사를 구해준다. 그리고 부당함에 치를 떤다. 하지만 남부 투어는 돈 셜리 박사가 자청한 것이다. 북부에서 공연을 했다면 좋은 대우와 돈까지 거머쥘 수 있었지만, 그는 이 어려운 남부 투어를 스스로 선택했다. 

 

 

돈 셜리 박사는 당시 흑인으로는 대단히 성공한 인물이다. 돈과 명예를 모두 손에 넣었지만 흑인이라는 현실 때문에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감수해야만 했다. 돈 셜리 박사가 남부 투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가 왜 토니를 여행 동반자로 선택했을까? 모두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실제 스토리를 영화화 한 것이다. 영화 이후의 스토리를 보면 돈 셜리 박사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리게 되고, 토니는 자신이 일하던 클럽의 지배인이 되었다. 그리고 둘의 우정이 각별하게 지속되다가 2013년 몇 달의 차이를 두고 둘 다 세상을 떠나게 된다. 

 

유쾌하지만 진중한 영화. 분노가 치밀면서도 한 없이 냉정해지게 되는 영화가 바로 그린북이다. 이 영화는 재밌다. 진짜 재밌다. 우리나라에서는 40여만명의 관객수를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3관왕,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러니 재미만큼은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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