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에서는 다수의 주전선수가 이적시장에 뛰어든다. 주전 리베로 오지영을 비롯해, 세터 염혜선, 센터 한송이, 레프트 채선아가 그 주인공이다. 2019-20 시즌 라운드도 후반으로 달려가는 가운데, KGC인삼공사는 중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작년 보다는 나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득점력 부족과 조직력 저하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특히 서남원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팀을 이끌고 중심을 잡아 줄 주전 선수들의 역할이 매우 커졌다. 따라서 FA시장에서 반드시 놓쳐서는 안될 선수들이다.
오지영은 국내리그 최고 리베로 중 한명이다. 45%의 리시브 효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고, 디그와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내에서 안정된 리시브를 구사하는 몇 안되는 선수로, 후방에 있을 때의 든든함은 누구보다 크다. 게다가 주장까지 맡고 있어, 팀 내에서 오지영의 역할을 감안하면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다.
오지영은 한국도로공사에서 10년간 뛰다 2016-17시즌 FA 자격을 얻었지만, 어느 구단의 협상도 받지 못해 임의탈퇴 한 경력이 있다. 이후 2017년 6월 유서연과 트레이드 조건으로 KGC인삼공사로 복귀했다. 이적 후 보란듯이 활약하여 수비종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현재 부진에 빠져있는 KGC인삼공사지만, 오지영은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최고의 리베로로 손 꼽히는 선수다. 국가대표에서도 오지영이 동경해 마지않는 김해란과 활약하며, 한국 여자배구가 도쿄 올림픽에 진출하는데 큰 수훈을 세웠다. 국내리그에 오지영 같은 리베로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 중 하나다.
이번 시즌 염혜선은 참 고된 시간을 보냈다. 데뷔 후 신인왕을 수상하고,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주전세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 이적 후 하락세를 타더니, 결국 표승주의 보상 선수로 GS칼텍스로 이적하게 되었다. 국내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에서 활약했던 선수에게는 참담한 결과였다.
당시 GS칼텍스에는 이고은과 안혜진이라는 젊고, 기세 등등한 세터가 둘이나 있었다. 모두가 예상했듯이 GS칼텍스에서 염혜선의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 KGC인삼공사의 주전세터 이재은이 은퇴하면서, 염혜선+이영 = 한수지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아무리 하락세를 타고 있던 염혜선이지만, 따지고 보면 염혜선 만한 세터를 구하기도 어려운게 국내리그 현실이다.
이후 KGC인삼공사에서 활약하며 현재 이다영에 이어 세트 2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라바리니 감독의 부름을 받고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현대건설에서 염혜선의 백업선수였던 이다영이지만, 국가대표에서는 염혜선이 이다영을 백업하고 있다.
염혜선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배구에서 세터는 잘해도 욕 먹고, 못해도 욕 먹는 자리다. 코트의 지휘자로 볼 배급을 통해 팀의 공격 운영을 결정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기복이 있는 염혜선이지만, 정상의 자리에 섰던 선수이니 만큼 기량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내리그를 보면 전체적으로 세터 기근을 겪고 있다. 노장 이효희가 아직도 현역이고, GS칼텍스의 이고은-안혜진, 흥국생명의 조송화-김다솔을 제외하면 주전세터-백업세터를 안정되게 갖춘 팀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FA시장에서 염혜선의 가치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리그 최고의 레프트 중 한명이었던 한송이는, 센터(미들블로커)로 거듭나고 있다. 원래 최고의 레프트였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체력과 리시브 부담이 늘어 센터로 전격 전향했다. 이후 높이는 있지만 그저그런 평범한 센터로 전락했다, 다시 주가를 올리고 있다.
600블로킹을 달성하였고, 속공과 이동공격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수지가 빠진 KGC인삼공사의 중앙을 박은진과 함께 버티며 활약하고 있다.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한송이지만, 이제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효희, 정대영, 김해란과 함께 노장 중에서도 최고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녹슬지 않은 속공 능력과 위기때마다 터져주는 블로킹으로 팀에서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번 태국에서 열린 도쿄 여자배구 예선전에 국가대표로 승선하여, 태극마크를 달았다. KGC인삼공사로서는 주전센터 한수지가 이적한 후 박은진과 함께 중앙을 지킬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GS칼텍스에서 이영을 영입하긴 했지만 한송이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백업센터 나현수는 아직도 자리를 못 잡고 있다. 따라서 팀에서는 한송이의 활약이 절실하다. 신인센터 박은진이 국내리그와 국가대표에서 경험치를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 박은진과 보조를 맞추며, 지도해줄 한송이의 역할은 누구보다 크다.
한송이 역시 나이가 있어, 이적의 부담이 크다. 이적한다고 해도 역시 센터로 활약할 수 밖에 없다. 한송이라면 어느팀에 가던 보통 이상의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지만, 30대 후반의 노장센터를 바라는 팀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엄마센터로 활약하고 있는 정대영도 FA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두 노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안정된 리시브가 장점인 채선아는 수비형 레프트에 가까운 선수다. 레프트 치고 작은 175cm의 신장이지만, 수비가 좋아 리베로로 활약하기도 했다. 저돌적인 공격을 구사하지만, 득점력은 높지 않다. 인생경기를 펼쳤던 2017-18 시즌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12점이 본인 최고득점이다.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마저도 같은 팀의 지민경에게 밀리고 있다. 레프트가 갖추면 좋을(?) 공격, 수비, +블로킹 능력 중 어느 한 부분에서 특출난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다.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어, 더이상 지체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최근 KGC인삼공사는 극도의 레프트 부진을 겪고 있다. 주전 레프트 최은지는 두자릿수 득점을 못낸지 오래되었고, 고민지, 지민경 역시 부진하다. 최고의 주목을 받으며 입단한 정호영은 센터로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용병 디우프 말고 마땅한 득점원이 없는 KGC인삼공사는 윙스파이커(레프트)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봄배구가 물건너 갔다 치더라도,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팀으로써는 레프트 자원의 보강이 꼭 필요하다. 라운드 후반에 채선아는 예년보다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영택 감독대행은 다양한 선수기용으로 레프트 자원을 시험하겠다 공헌했다. 그렇다면 채선아로써는 이 기회가 주전선수로 발돋음하고, 이적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2020/02/03 - [스포츠 이슈] - 여자배구 FA: 에이스 김희진과 김수지를 잡아라, 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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