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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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번번이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어 왔습니다. 이번 정부는 최소 2천 명의 의대 증원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양측의 대립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건 국민입니다. 빅 5 병원,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한시가 급한 환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시위와 파업은 어느 직업, 단체를 막론하고 고유의 권한입니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시위를 하고 파업을 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은 출퇴근길 큰 혼란을 겪습니다. 장애인 처우개선을 위해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는 전장연도 있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준수하냐 마냐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시민을 볼모로 해서 처우 개선을 바라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건 당연합니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치고 시민들을 볼모로 잡아 정부를 압박한다면 국민과 언론의 비판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의사들의 파업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당장 오늘 회사에 지각을 한다고 해서 먹고사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퇴근을 늦게하면 화는 나지만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닙니다. 지하철, 버스노조의 파업이 정당하고 아닌가를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주는 피해의 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의사들의 파업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의사가 되기전 했던 그 선서를 스스로 어기는 꼴입니다.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방법은 파업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의 인력을 로테이션 돌리고 파업과 시위를 이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환자의 병세가 악화되고 사망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사망한 환자는 아무런 불평도 못하고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나요? 분명 정부와 의사들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회피할 것입니다.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는 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응급실을 찾아도 몇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게 현실이며 소아과를 찾기 위해서는 몇 주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합니다.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해 수술을 대기하고 병상을 잡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 노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 말합니다. 노인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아픈 곳이 많습니다. 당연히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고 고위험군이라 이를 케어하기 위해서는 의대 증원이 필수라고 말합니다. 최소한 2천 명이며 많게는 3천 명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부터 의대 증원을 실시한다고 해도 이들이 현장에 나서는것은 10년 후입니다. 2030년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이때가 되면 한국은 노령화 인구 증가한 상황이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정부의 주장은 일견 타당합니다. 노령화 사회가 가속화 되면 필수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국민들이 증가하게 됩니다. 중증, 고위험군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의료 인력을 증가시키는 방안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협회는 증원을 반대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죠. 한국에서 아플 때 병원을 찾는 게 어려운 일인가요? 중증이 아니고서야 주변에 병원은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비뇨기과 등은 물론 중급 규모의 병원도 많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의사를 만나지 못해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절대 아닙니다.

 

응급실, 소아과, 필수의료진이 부족한 이유는 의사숫자가 적은것에 기인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편중되어 있는 의료진의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게 의사협회의 논리입니다. 쉽게 말하면 돈을 많이 벌고 노동 강도가 적은 피부과에 쏠림 현상이 있다는 겁니다.

 

어려운 심장 수술, 중증 환자를 상대하기 보다 피부과를 개원해 비급여 항목으로 돈을 버는 게 의사 입장에서는 훨씬 낫습니다. 사망 위험이 있는 진료를 하기보다는 오진 우려가 적은 피부과가 훨씬 노동강도가 낮고 심리적인 부담도 적습니다. 의사협회는 의료진을 쏠림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필수 의료 부문의 수가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필수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죠. 실제로 응급실,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삶은 말이 아닙니다. 며칠간 집에 못 들어가는 것은 물론 24시간 항상 긴급환자를 대응하기 위해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합니다. 이들의 삶은 힘들지만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들의 숫자를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 주어야 의료 공백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의사협회의 주장 역시 타당합니다. 중증 환자를 다루는 의사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면 이를 수가 개선이나 의료진 확보 등으로 개선해 주어야 합니다. 피부과를 개원하고 소아과를 그만두는 의사들의 개인 선택을 돌리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의사 역시 직업입니다. 의사들이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비난만 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의대 증원 문제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일방적으로 한쪽이 맞고 틀리다는 O, X 선택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의대 증원을 2천명을 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피부과를 개원한다면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억지로 필수 의료분야로 가라고 강제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정부와 의사협회의 주장을 두고 저울질을 해야 합니다. 한쪽을 악마로 만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이가 누군지 판단해야 합니다. 의료에 관한 부문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으면 미래에 다가오는 위험 역시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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