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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1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국적인 모습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세화여고 출신의 현무린으로 원래 이름은 율리아 카베트스카야다. 벨라루스 출신으로 어머니가 한국인 새아버지와 결혼하면서 2009년 한국땅을 밟았다. 2019년 귀화하여, 새아버지가 지어주신 현무린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서울 반포초등학교에서 배구를 시작한 현무린은 배구 명문 세화여고에 진학하여 고교리그에서 준수환 활약을 보였다. 키는 167cm로 배구 선수치 곤 단신이지만 공격과 수비가 좋아 라이트, 레프트, 리베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수련선수로 선발되어, 정식 선수로 등록하려면 감독과 구단의 눈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외국인 귀화선수가 여자배구에서 활약한건 前KGC인삼공사의 이영(중국) 이후 두 번째다. 참고로 GS칼텍스 강소휘 어머니 역시 조선족 출신으로 한국인 아버지와 결혼하였지만, 강소휘의 국적은 한국이다.

 

 

현무린은 수련선수로 지명되어 흥국생명의 정식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2000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현무린은 앞으로 훈련을 통해 흥국생명에서 뛰게 되지만, 정식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다. 수련선수를 거쳐 정식 선수로 등록하게 된다면 프로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참고로 IBK기업은행의 박민지는 GS칼텍스에서 수련선수를 거쳐 현재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현무린은 한국으로 귀화했지만 겉모습은 서양인이다. 2001년 벨라루스에서 유소년 체육 지도자로 활동하던 어머니와 대학교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있는 한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만 8세였던 현무린은 한국어도 못 했고,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새아버지는 적극적으로 현무린과 소통을 하려 했고, 3명의 오빠들도 한국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활발한 성격의 현무린은 금세 친구들과 친해졌고, 초등학교 때부터 스포츠에 소질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배구를 접하게 되었다.

 

현무린은 키는 작지만 강력한 서브와 안정적인 리시브를 자랑한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행을 확정 지은 13명의 선수 중 12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세화여고에서는 유일하게 프로행에 성공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며, 성장 가능성과 배구에 대한 열정을 높이사 선발했다고 밝혔다.

 

현무린은 고교시절 윙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수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스스로 키가 작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작은 키 때문에 기죽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수비와 서브에도 자신이 있어, 시켜주시는 대로 다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흥국생명 배구단 선수소개란을 보면 현무린은 라이트로 등록되어 있다. 아직 수련선수라 올 시즌 경기 출존은 어렵지만, 훈련을 통해 흥국생명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대부분의 수련선수들이 이 기간을 거쳐 탈락하던가, 훈련에서 두각을 보여 정식 프로선수로 데뷔한다.

 

현무린은 라이트로 등록되었지만, 아마 리베로로 뛸 가능성이 크다. 여자배구 리그 전반을 보면 키가 작은 윙스파이커는 많다. GS칼텍스 유서연(172cm), KGC인삼공사 고민지(173cm)·채선아(174cm) 등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키가 작은 윙스파이커의 특징은 반박자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 블로커의 수비 타이밍을 뺏는다. 그래서 주전보다는 백업, 즉 조커로서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GS칼텍스한수진 역시 고교시절에는 멀티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 윙스파이커, 세터, 리베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165cm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되었다. 하지만 레프트로 기용하겠다던 차상현 감독은 현재 한수진을 리베로로 쓰고 있다. 역시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현무린 역시 리베로가 잘 어울린다. 윙스파이커로서 좋은 센스를 가졌지만 190cm가 넘는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무대에선 단신 윙스파이커의 자리는 많지 않다. 윙스파이커로 뛴다고 해도 백업으로 뛰는 게 전부일 것이다. 지금은 은퇴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168cm) 역시 윙스파이커 출신이었지만, 프로무대 데뷔 후 리베로로 전향하였다.

 

현무린 역시 윙스파이커로 뛰어본 경험이 있으니, 리베로로 전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격수를 이해하는 수비수라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수비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현무린이다. 주목받는 외모로 흥국생명 배구단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현무린은 귀화선수 2호로 흥국생명에서 뛰게 되었다. 아직 수련선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프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만하 자질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련선수 기간을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해 내는 것이다. 정식 선수로 등록된다면 정규리그에 출전할 수 있으니, 현무린에게는 큰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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