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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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KGC인삼공사 정호영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정호영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공격 시도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꺾였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내측 측부인대 미세 손상, 외측 반월상 연골판 손상 의심 소견을 받았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정호영은 무릎 수술이 필요하며, 약 6~9개월의 재활을 통해 회복할 예정이다. 정호영은 SNS를 통해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를 만큼 복잡하고 속상하다" "다음 시즌 더 건강하고 활기찬 배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팬들의 위로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호영은 올 시즌 부진을 딛고 센터로 변신해 대활약을 예고했다. 코보컵에서 센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 정규리그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190cm의 장신인 정호영은 김연경을 이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에서 부진했으나 포지션 변경 후 180도 달라진 정호영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KGC인삼공사가 봄 배구로 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팀 내 주전 멤버들의 나잇대가 높은걸 감안하면 정호영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야만 한다. 그런 정호영에게 올 시즌은 지난 부진을 씻을 절호의 기회였다.

 

그래서 정호영은 더 칼을 갈았을 것이다. 지난 시즌 레프트로 뛰면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고, 그에 못지않게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제2의 김연경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쉽사리 레프트 포지션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당시 서남원 감독도 이영택 감독도 정호영을 레프트로 쓰겠다고 약속(?)했을 정도니, 정호영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정호영은 레프트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소녀 스파이크를 구사하고, 때리는 공은 번번이 빗나갔다. 선명여고 시절 고교리그를 주름잡던 플레이어였는데, 프로무대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이 뛰었던 이다현, 박현주, 권민지는 데뷔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절치부심한 정호영은 비시즌동안 센터로 거듭났다. 장신의 키는 센터로 뛰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원래부터 탁월했던 공격 본능이 살아나 코보컵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센터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주전센터 한송이, 박은진을 서포트할 백업센터로 KGC인삼공사 전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모두가 기대했다.

 

 

이제 준비했던걸 보여주려던 정호영이었기에 이번 부상은 더 안타깝다. 게다가 프로무대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예 선수이기에 본인 스스로도 상심이 클 것이다. 팀 내에서도 정호영에게 거는 기대가 컸고, 부상으로 인한 전력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정호영은 이번 시즌 경기장에서 뛸 수 없게 되었다.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선수에게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겠지만, 스스로 이겨낼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나라에 190cm가 넘는 선수는 손에 꼽는다. 흥국생명의 김연경(192cm)과 김세영(190cm), 현대건설의 양효진(190cm) 정도다.

 

세 선수 모두 서른을 훌쩍 넘긴 노장 선수다. 그래서 190cm의 정호영은 여자배구에서 보배와도 같은 존재다. 선수의 기량은 훈련과 노력을 통해 향상될 수 있지만, 타고난 키는 어떻게 바꿀 수 없다. 특히나 점점 장신화 추세로 가고 있는 국제무대에서 통하려면 정호영과 같은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정호영은 단순히 키만 큰 선수는 아니다. 고교리그를 주름잡던 최고의 선수로 공격력이 탁월한 정호영이다. 데뷔 시즌 부진했지만 본인의 리듬을 찾는다면 충분히 제2의 김연경이라 불릴만한 선수다. 하루빨리 정호영의 부상이 완쾌되어 코트에서 볼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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