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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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했던 여정

유서연은 1999년생으로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어린 선수다. 신장 174cm로 윙스파이커 치고는 작은 키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부터 두각을 나타내 공수 양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구 명문 선명여고 출신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 시즌 원포인트 서버로 간간히 출전하여 서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디그 능력도 출중한 편이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 김해란의 보상선수로 한국도로공사로 팀을 옮기게 된다. 한국도로공사에는 박정아라는 탑 윙스파이커가 자리하고 있어 유서연은 대부분 교체 출장으로 뛰며 활약했다. 

 

2019-2020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용병이 애를 먹이면서 유서연에게도 기회가 왔다. 팀 내 부동의 주전 박정아와 호흡을 맞출 윙스파이커가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하혜진, 전새얀 등과 경쟁해야 했지만, 유서연은 특유의 빠른 템포 공격으로 경기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용병이 자주 교체되며 한국도로공사의 팀 분위기가 다운되었지만, 유서연은 코트를 밟을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키는 작지만 공격 템포가 빨라 조커로써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다만 하혜진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하고, 전새얀과 비교하며 리시브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용병의 대체자로 자주 출전기회를 받았지만, 한국도로공사에서 유서연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작은 키가 유서연의 발목을 계속 잡았다. 그러던 차에 GS칼텍스와의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유서연이 GS칼텍스로 가게 되었다. 

새로운 도약

사실 GS칼텍스에도 유서연의 자리는 없는 듯 했다. 부동의 주전 윙스파이커 이소영과 강소휘가 버티고 있고 박혜민, 권민지 등 백업 멤버도 출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주전 세터 이고은을 내주고 유서연을 받아왔다. 본인 스스로도 소회 했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많은 욕을 먹었던 차상현이다.

 

솔직히 유서연은 이소영이나 강소휘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물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지만, 174cm의 키는 윙스파이커로 활약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차상현 감독은 유서연을 선택했다. 이소영과 강소휘가 부진할 때 백업 멤버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차상현 감독의 계획이다.

 

이적 후 코보컵에서 간간히 교체출장해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준 유서연이다. 그러던 유서연이 준결승에서 만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펄펄 날았다. 주전 이소영의 경기력이 부진했고, 차상현 감독은 유서연을 선택했다. 첫 경기에서 패했던 GS칼텍스라 결승으로 가기 위해선 꼭 설욕을 해야 했던 경기다.

 

유서연은 이 경기에서 18득점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는 KGC인삼공사를 무력화시키며 스파이크 쇼를 선보였다. 높은 득점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승리를 주도한 유서연이다. 중요한 순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유서연의 숙제

사실 유서연은 그동안 그 잠재력 하나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유서연에게 따라다닌 수식어는 백업, 소방수, 조커였다. 언제나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팀이 어려움을 겪을 때 출전하여 코트를 밟았다. 아직 어린 나이의 선수가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유서연은 어딜가나 밥값은 하는 선수였다. 그럼에도 팀 내 주전들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 GS칼텍스로 이적한 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팀 내 백업 선수 중 가장 선두에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서연은 키가 작다는 게 항상 발목을 잡고 있다. 

 

키가 작아도 공격만 잘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윙스파이커는 공격은 물론 리시브 그리고 블로킹에서도 한 몫을 해주어야 한다. 국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레프트의 평균 신장은 180cm 안팎이다. 가장 큰 김연경이 192cm 그다음으로 박정아가 187cm다.

 

작은 편에 속하는 이재영이 178cm, 이소영은 176cm다. 그런데 유서연은 174cm다. 작은 신장은 빠른 몸놀림을 가능하게 해주고, 뛰어난 민첩성으로 디그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타점이 낮아 상대 블로커의 표적이 되고, 블로킹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서연은 특의 빠른 템포로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다. 그래서 백업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이소영과 강소휘가 부진할 때 투입되어 안정적으로 팀의 분위기를 상승 시킬 수 있는 주요 자원이다. 하지만 주전으로 뛰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작은 키를 상쇄시킬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

 

공격력이 월등하던가 리시브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둘 중에 하나라도 장착하고 있으면 주전으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어중간하면 백업 멤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유서연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있다. 코보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어 분위기를 타고 있다. 아직 어린 유서연이라 이번 기회가 그녀의 배구인생에 큰 갈림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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