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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치료가 두려운 당신에게

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 나는 내가 우울증에 걸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본 사람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갑자기 훅 나에게 밀려왔고 난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거리에 주저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찾은 게 정신과다.

 

정신병원은 미친 사람들만 가는거 아니냐고? 아니다. 내가 경험해본 정신병원은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중고등학생, 군인, 아저씨, 할머니 등 연령층이 너무 다양했다. 정신병원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찾아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사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정신병원에 가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했다. 그래서 진료기록이 남는걸 두려워했다. 하지만 정신질환도 감기와 같은 질환 중 하나일 뿐이다. 특히나 바쁘고 타이트하게 사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정신적으로 어두운면이 존재한다. 이것이 어두운 면이 밖으로 표출되었을 때 우리는 빨리 캐치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병을 키우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무튼 난 급 찾아온 우울감을 이기기 위해 정신병원을 찾았다. 대학병원에 가면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예약 및 대기 시간이 길다.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찾아갔다. 따로 예약은 하지 않았다. 정신과는 다른 진료에 비해 대기시간이 길 수 있다. 왜냐하면 상담이 주 치료방법이기 때문이다.

정신과에서 어떤 치료를 받나?

기나긴 대기시간이 끝나고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 앞에 앉았다. 선생님은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셨고, 나에게 던진 첫마디가 인상적이었다. "잘 오셨어요." 이 한마디로 긴장했던 나의 마음이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천천히 나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빠르지 않고 느리고 온화한 목소리로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경청해 주셨다.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쌓였던 울분과 불안한 감정이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나의 문제를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는지 몰랐다. 여태 이런 나쁜 감정들을 내 몸속 깊이 쌓아두고 살았던 것이다.

 

 

선생님은 나의 감정, 행동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셨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최근 문제가 생겼던 일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물으셨다. 그리고 상담이 거의 끝나갈때쯤 다시 한번 "잘 오셨어요"라고 말해주셨다. 앞으로 상담치료 및 약물치료를 병행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심리검사를 위한 설문지를 주셨다. 무려 500개가 넘는 질문들로 예/아니오 로 대답해야 했다. 이 질문을 토대로 나의 우울감, 불안함 등 심리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500개가 넘는 질문들이 좀 벅차긴 했지만 집중하면 1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다. 

진료비용 및 약물 부작용은?

정신과 진료비용은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그래서 첫번째 진료에서는 약을 포함해 약 3만 원을 지불했다. 두 번째 진료도 3만 원이 청구되었다. 나는 진단서가 필요했는데, 진단서 비용은 2만 원이었다. 정신과는 특이하게 약을 병원에서 직접 제조해서 준다. 그래서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내가 처음으로 받은 약은 불안한 감정을 조절해주는 약과 수면을 도와주는 약이었다. 내가 한번 잠에서 깨면 잘 못일어난다고 말씀드려서 그런지 수면제를 처방해주셨다.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복용했는데, 너무 졸려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정신이 멍해지고 피로감이 켜켜이 밀려와 가만히 앉아 있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 진료에서 이 상황을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그래서 두 번째 진료 후 받은 약은 불안한 감정을 조절하는 약만 처방받았다. 두 번째 약은 아침에 1번, 식후에 먹어야 한다.

 

정신과 진료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 경우 3만원이었다. 상담시간은 약 15~30분 정도로 매우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아직 초반이라 상담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1주일에 1번씩 가고 있으며, 나중에는 2주에 1번씩 오면 된다고 하셨다. 진료과정은 차후 더 상세하게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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