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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번 여자배구 FA에서 승자는 단연 흥국생명이다. V리그 여자배구 최고의 레프트인 집토끼 이재영과 재계약했고, 더불어 쌍둥이 동생 이다영까지 불러들였다. 국내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부동의 주전 레프트, 세터를 담당하는 두 선수가 드디어 한 팀에서 뛰게 된 것이다.

 

이재영은 FA전부터 최고 연봉을 받을 것이라 예견되었다. 이재영은 연봉 4억+인센티브 2억, 총 6억 원이며 계약기간은 3년이다. V리그 여자배구에서 이재영을 능가하는 선수는 없다. 폭발적인 득점력과 위기의 상황에서 발휘되는 클러치 능력, 게다가 안정된 리시브까지 갖추고 있는 만능형 선수다.

 

지난 시즌 이재영이 부상으로 결장한 한달 반 동안 흥국생명은 무려 7연패를 당했다. 봄 배구로 가는 마지막 티켓이 위협받자 박미희 감독은 이재영을 출격시켰고, 보란 듯이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며 KGC인삼공사의 맹추격을 한방에 꺾어 놓았다. 

 

여기에 쌍둥이 동생 이다영이 현대건설에서 이사를 왔다. 김사니 이후 국가대표 세터의 계보를 잇는 이다영은 높은 신장(180cm)과 빠른 구질의 토스, 안정된 경기 운영 등 현 우리나라 최고의 세터임에 분명하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이 1위를 차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다영은 연봉 3억+인센티브 1억, 총 4억 원에 3년 계약이다.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과도 2년간 계약을 연장했다. 지난 6년간 흥국생명을 수차례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번 FA에서 이재영과 이다영이 합류하는 등 최고의 성과를 내었다. 지난 시즌 이재영의 부상으로 약간 주춤했지만, 숨고르기를 하며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살렸던 노련한 전략가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함께하는 흥국생명은 우승전력으로 꼽힌다. 최고의 레프트와 세터가 만났으니 흥국생명의 우승 가도는 탄탄대로를 달릴게 분명하다. 하지만 난관도 있다. 바로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다. 도쿄올림픽을 바로 보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노장 김해란이 출산을 이유로 은퇴하였다. 현재 흥국생명에는 김해란을 대신 할 백업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신연경과 도수빈이 있지만 아직 리베로로써 경험치를 더 쌓아야 한다. 

 

 

IBK기업은행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옮기자, 조송화는 IBK기업은행으로 이사를 갔다. 당연하지만 이다영이 흥국생명에 합류한 이상 조송화는 그 백업 세터를 맡을게 뻔하다. 조송화는 IBK기업은행과 연봉 2억 7천만 원, 3년 계약을 맺었다. V리그 여자배구에는 현재 세터 가뭄을 겪고 있다. 따라서 조송화의 IBK기업은행 합류는 전력운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왜 조송화는 IBK기업은행으로 갔을까? IBK기업은행은 부동의 주전세터 이나연이 버티고 있다. 따라서 다음 시즌 조송화는 이나연과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재 세터 구인난에 허덕이는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에 갔다면 훨씬 좋은 조건에 주전으로 뛸 수 있었을 텐데, 조송화의 선택은 아이러니하다.

 

IBK기업은행은 집토끼 김희진과 김수지를 잡았다. 김희진은 연봉 5억 원에 3년 계약, 김수지는 연봉 3억을 받게 되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팀이 부진을 겪었지만 김희진과 김수지는 IBK기업은행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다음 시즌 변수는 김희진의 포지션 정리와 김수지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IBK기업은행이다. 

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는 집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오지영은 연봉 2.5억+옵션 1천만 원, 염혜선은 연봉 2.3억+옵션 2천만 원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한송이는 연봉 2억+옵션 2천만원에 2년 계약, 채선아는 연봉 5천만원+옵션 2천만원에 1년 계약 조건이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던 KGC인삼공사지만 괴물 디우프의 활약과 노장 한송이의 부활로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살짝(?) 맛보았다. 서남원 감독이 돌연 하차하고, 신임 이영택 감독이 부임하면서 조직력이 흔들렸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후반기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집토끼를 모두 잔류시켰지만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해줄 레프트가 필요하다. 이번 FA를 통해 이재영, 박정아, 김희진 같은 거포들이 다수 시장에 나왔지만 모두 잔류를 택했다. KGC인삼공사로서는 높아진 샐러리캡을 이용해 유능한 레프트를 잡아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과 같은 구성으로 만족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도 집토끼를 모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에이스 박정아는 연봉 5.8억에 계약을 맺어 이재영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금액을 받게 되었다. 박정아의 짝궁 문정원은 1.9억, 전새얀은 8천5백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국내리그에서도 내노라하는 거포 박정아를 잔류시켰고, 박정아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문정원까지 남게 되어 한국도로공사의 전력 누출은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물이 오른 전새얀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거듭되는 용병선택 실패로, 대신 빛을 본 게 전새얀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닭장을 지키던 그녀지만, 기회를 주니 여지없이 날아올라 그 가치를 증명하였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과 고질적인 리시브 문제는 전새얀이 풀어야 할 숙제다. 리시브 면제를 받는 박정아가 있는 한 전새얀은 리시브를 안정시키지 못하면 주전으로서 뛰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도로공사가 노인정으로 불리는 일등공신은 이효희와 정대영이다. 이미 마흔이 훌쩍 넘은 두 사람이지만 지난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며 그 가치를 증명했다. 엄마센터 정대영은 현역 의지를 불태워 연봉 1.4억에 사인했다. 주전센터 배유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정대영만 한 센터를 구하긴 쉽지 않다. 또 정선아, 최민지 같은 젊은 센터들이 성장하려면 엄마센터 정대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국도로공사다.

 

반면 이효희는 은퇴를 계획했는지 아직도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이효희에게 플레잉 코치직을 제안한 상태다. 현재 세터 가뭄을 겪고 있는 여자배구 판이라 이효희의 주가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다영이 빠진 현대건설은 백업세터 김다인이, 한국도로공사는 이원정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둘 중에 이효희가 합류한다면 신예 세터가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현재 이효희의 선택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주전 레프트 황민경과 김연견을 잡는 데 성공했다. 황민경은 연봉 3억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연견은 연봉 2억에 마찬가지로 3년 계약을 성공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 주장을 맡으며 팀을 이끈 황민경이다. 안정적인 공격능력과 리시브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지난 시즌 용병 헤일리와 부딪히며 부상을 당한 김연견, 시즌 아웃당했지만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김연견이 빠진 자리에, 고유민과 이영주가 분투했지만 그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다행히 다음 시즌 복귀가 가능한 김연견이라 현대건설로서는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다. 바로 주전 세터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백업 세터 김다인이 있지만 이다영에게 가려져 거의 경험치를 먹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의 특이한 전략, 즉 주전 선수들을 갈아 넣어 만든 지난 시즌 1위 기록이지만, 반대로 백업 선수들에게는 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따라서 백업 세터 김다인이 이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 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효희가 온다면 금상첨화지만, 한국도로공사도 이효희를 붙잡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흥국생명에서 보상선수로 세터 김다솔을 데려올 수 있다고 해도, 김다인 보다 약간 나은 정도지 주전급 세터로는 한참 부족하다. 그렇다면 다른 트레이드 카드가 있을까? 아마 있다면 그 해답은 GS칼텍스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GS칼텍스는 주전급 세터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 바로 이고은과 안혜진이다. 상황마다 다르지만 안혜진에 비해 이고은이 더 차상현 감독의 신임을 받고 경기 출장 횟수도 많다. 하지만 안혜진도 이고은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혜성과 같이 등장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신예 이현도 있다.

 

만약에... 만약에 세터 구인에 허덕이는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가 GS칼텍스에 손을 내민다면 어떨까? 그 대가로 주전급 세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두 팀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선수를 내줘야 한다. 당장 누가 갈지는 모르지만 현대건설에서는 센터 자원이 많으니, GS칼텍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이건 그냥 예상일 뿐이다.

GS칼텍스

이번 FA 시장에서 GS칼텍스는 비교적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았다. 문명화를 연봉 8천만원에 잔류시키며, 가볍게(?) 내부단속을 마쳤다. 신장 189cm의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문명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까지 겹쳐 더 어려운 시기를 보냈으나 다음 시즌은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GS칼텍스가 관망한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세터다. 특히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전 세터가 이적한 현대건설과 거취가 불투명한 이효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다. 반면 GS칼텍스는 V리그 여자배구에서 세터 부자로 꼽힌다.

 

주전세터 이고은과 백업 세터 안혜진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게다가 신인 이현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차상현 감독의 경기 운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고은과 안혜진은 성격이 전혀 다른 세터다. 이고은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수비가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안혜진은 빠른 토스와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세터다. 이 두 사람을 번갈아 쓰며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흥국생명이 꼽힌다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팀으로 GS칼텍스가 있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을 중심으로 센터 이주아, 김세영이 있고, 이다영의 합류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GS칼텍스는 이소영과 강소휘라는 국내 탑 레프트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세터 이고은과 안혜진이 코트의 사령관으로 경기를 운영해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누가 더 강한지는 붙어봐야 알겠지만, 다음 시즌 가장 열띤 경기가 펼쳐질게 분명한 두 팀의 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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