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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승팀을 가리지 못한 지난 시즌,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이다영을 영입하며 최강의 전력을 갖추게 된 흥국생명은 누가 봐도 다음 시즌 우승후보로 꼽힐만하다. 반면 GS칼텍스는 지난 시즌과  같은 전력으로 다음 시즌을 맞을 예정이다.

 

최강의 전력을 갖춘 흥국생명과 이를 저지할 GS칼텍스의 대결은 벌써부터 배구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또한 이재영과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뛰고 있는 흥국생명은 연일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이소영의 소저씨팬, 수많은 강소휘 팬들에 이어 신예 박혜민도 인기가 오르고 있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볼거리가 많은 두 팀이다. 

 

오늘은 두팀의 전력을 포지션별로 비교해, 과연 누가 더 강할지 알아보려 한다. 아직 FA 보상선수 문제가 남아있고, 각 팀별로 트레이드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오늘 비교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전력분석이니 가볍게 봐주면 좋을 거 같다.

윙스파이커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배구 최고의 레프트 이재영을 보유하고 있다. 득점, 공격성공율, 클러치 능력은 물론 리시브까지 잘하는 만능형 선수다. 이재영은 공격과 수비 밸런스가 최적화된 선수지만 키가 작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단점을 무시무시한 점프력으로 가볍게 누르는 최고의 플레이어다.

 

이재영과 같은 윙스파이커로 뛰고 있는 선수는 김미연이다. 김미연은 준수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김미연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기전과 비교하면, 현재 팀 전력이 급상승했다. 김미연 전에는 이한비와 공윤희가 윙스파이커의 한 축을 맡고 있었는데, 김미연이 가세하면서 전력이 크게 올랐다. 김미연은 경기에 따라 기복이 심하고, 멘탈이 털리면 주눅 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흥국생명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은 분명하다.

 

 

이재영은 흥국생명의 보배와 같은 존재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도맡아 하면서 에이스를 넘어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고 있다. 지난 시즌 이재영이 부상을 당해 결장한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7연패를 당했고, 이재영의 자리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김미연은 멘탈이 탈탈 털리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고, 코로나19로 배구리그가 중단되면서 이재영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시간을 가졌다. 그러니 다음 시즌은 분명 다를 것이다. 

 

흥국생명에 이재영과 김미연이 있다면, GS칼텍스에는 이소영과 강소휘가 있다. GS칼텍스의  에이스 이소영은 이재영처럼 공격과 수비에 능하다. 특히 연차가 더해갈수록 리시브와 디그에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공격력 또한 국내 리그 탑 수준이어서 이재영 다음가는 레프트로 평가받을만하다.

 

거포 강소휘는 겁이 없다. 위기의 상황, 승패가 갈리는 상황 가릴 것 없이 강공 또 강공만을 때려내는 벽치기의 달인이기도 하다. 강력한 한방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강소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선수다. 또한 불안한 요소였던 리시브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GS칼텍스의 가장 큰 장점은 국가대표 레프트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소휘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차세대 국가대표 레프트로 성장했다. 반면 이소영은 부상이 잦아 경기를 뛴 횟수는 적지만,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GS칼텍스가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이소영이 강소휘 뒤에서 묵묵히 리시브를 받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기록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이소영은 강소휘보다 더하면 더했지 전혀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갖춘 선수다. 다만 강소휘라는 걸출한 거포가 성장해 팀의 밸런스를 위해 뒤에서 묵묵히 수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강소휘가 주춤하거나 팀이 위기에 빠지면 이소영은 여지없이 날아 오른다. 이소영은 높은 점프력과 강력한 스파이크를 구사하지만, 빈 공간을 보고 꽃아넣는 페인트 공격의 대가다. 보통 선수들이 점프해서 최고점에서 때려내는 강력한 스파이크를 구사한다면, 이소영은 최고점에서 한 숨 고르고 반박자 느리게 때려내는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를 무력화 시키는 지능형 선수다. 

센터

흥국생명은 190cm의 엄마센터 김세영과 186cm의 신예 이주아가 뛰고 있다. 김세영은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블로킹으로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신예 이주아는 누구보다 빠른 이동공격으로 흥국생명이 중앙 공격 점유율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선수다.

 

김세영과 이주아는 마치 엄마와 딸이 함께 뛰는 거 같다. 마흔의 김세영과 갓 스무 살의 이주아는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3위를 차지 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특히 블로킹이 강한 김세영과 이동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이주아는 밸런스가 착착 맞아 누구보다 강한 콤비를 구성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센터가 약한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한수지를 영입하면서 블로킹에서 큰 성과를 내었다. 한수지는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세터 출신 센터답게 2단 연결도 말끔해 여러모로 효용가치가 큰 선수다. 지난 시즌 러츠와 함께 통곡의 벽을 세우며 GS칼텍스가 이렇게 블로킹이 강했나? 할 정도의 대활약을 보여주었다.

 

 

반면 한수지와 짝을 이룰 또 다른 센터 자리는 아직 불안정하다. 김유리가 버티고 있지만 블로킹과 공격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189cm의 문명화도 있지만 아직은 키만 클 뿐이다. 그래서 차상현 감독은 신예 권민지를 센터로 돌려 꽤 성과를 내었다. 신인답게 두려움 없이 달려드는 권민지의 활약으로 GS칼텍스는 중앙 공격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한수지가 블로킹에 강한 건 사실이지만 공격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고참 센터 김유리는 물론 문명화도 득점에 대한 기여도는 현저히 낮다. 그렇다면 기대할 건 권민지뿐이다. 하지만 권민지는 센터치곤 신장이 작다(178cm). 아무튼 GS칼텍스는 센터 때문에 속이 많이 타는 팀이다.

 

세터

흥국생명이 이번 FA 시장에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이다영의 합류다. 쌍둥이 언니 이재영을 따라 현대건설에서 이적 한 이다영은 기존 흥국생명 세터였던 조송화보다 더 공격적인 성향의 세터다. 빠른 토스를 구사하고, 정확도도 높다. 기민한 운동신경으로 수비에 능하고, 신장도 높아(180cm) 블로킹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이다영이다.

 

예전의 이다영은 기복이 심한 경기 운영으로 악플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국가대표에서 라바리니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급성장해 경기 운영이 훨씬 안정화되었다. 김사니 이후 끊긴 국가대표 세터의 계보를 잇는 게 바로 이다영이다. 또 기회만 오면 때리는 공격 본능이 강해, 지난 시즌 세터로는 최초로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기록했을 정도다. 

 

GS칼텍스는 세터 부자다. 주전 이고은, 백업 안혜진으로 구성된 세터진에 신예 이현까지 가세하면서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V리그 여자배구는 극심한 세터 가뭄을 겪고 있다. 이다영에 버금가는 세터는 고사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을 할 수 있는 주전급 세터를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GS칼텍스는 주전급 세터 이고은과 안혜진을 둘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고은은 경기 운영이 안정적이고 수비에 매우 능하다. 안혜진은 빠른 토스를 구사하며, 날카로운 서브로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선수다. 이 둘이 있어 차상현 감독이 전술 운영에 큰 힘이 된다. 게다가 신예 이현도 성장하고 있어, GS칼텍스는 보다 다양한 전술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리베로

다음 시즌 흥국생명이 가장 걱정해야 할 것은 바로 리베로다.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 빈자리를 어떻게 메꿀지 고심해야 한다. 당장은 박상미와 도수빈이 있다. 조송화의 보상선수로 지명 된 박상미는 IBK기업은행에서 흥국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IBK기업은행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던 박상미인데, 김우재 감독은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다.

 

지난 시즌 리베로 한지현을 복귀 시킨것 도 그렇고, 향후 박상미보다 한지현을 더 중용할 생각인지 모르지만 흥국생명으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주전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에 리베로 자원의 보충이 절실했는데, 박상미라는 준수한 리베로를 영입한 것이다. 또 다른 리베로 도수빈은 경기 경험이 거의 없어 향후 지속적으로 경기 출장 수를 늘려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흥국생명과 같은 어려움을 GS칼텍스도 겪었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주전 리베로 나현정이 임의 탈퇴했다. 국가대표 리베로이자 GS칼텍스의 고참급 선수로 중심을 잡아주던 나현정이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배구계를 떠났다. 바로 그 자리를 채운 것이 한다혜다. 한다혜는 나현정에게 가려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다. 

 

나현정이 떠난 직후 투입된 한다혜는 경기력에서 난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디그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다혜로 앞으로 리시브만 안정되면 정상급 리베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게다가 한수진을 비롯해 IBK기업은행에서 이적한 김해빈도 있어, 어느 때보다 리베로 자원이 풍부한 GS칼텍스다.

백업선수

흥국생명에는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박현주가 있다. 갓 데뷔한 프로리그에서 날카로운 서브와 거침없는 스파이크로 이다현, 권민지를 제치고 신인왕에 등극했다. 특히 이재영이 부상으로 결장한 8경기에서 불안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어느 신인 선수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현주다.

 

여기에 김다은도 있다. 김다은도 같은 신인으로 박현주만큼의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충분히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예전에는 이한비가 주로 백업 윙스파이커로 활약했지만, 여기에 박현주와 김다은이 가세하면서 흥국생명의 선수층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GS칼텍스는 강점이 참 많은 팀인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백업 선수들의 기량에 있다. 한때 레프트 수집가라 불렸던 차상현 감독의 성과로 이소영, 강소휘라는 걸출한 선수를 보유한 것은 물론 백업 선수로 박혜민, 한송희, 문지윤 등이 버티고 있다. 그 중하나였던 박민지는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이소영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박혜민이 먼저 그 자리를 채웠다. 이소영만큼의 기량을 보여줄 순 없었지만, 공격과 리시브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혜민이 여의치 않으면 한송희가 출격했다. 신장은 작지만 악바리 근성이 있는 한송희로 일명 미친개라고 불린다. 차상현 감독이 한송희를 두고 "넌 코트에 들어가서 미친개처럼 물어뜯어"라고 한 말에 기인한 별명이다. 별명처럼 매 경기마다 근성 있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이적한 문지윤은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이적 후 차상현 감독은 문지윤을 중용했다. 문지윤은 차상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 듯 친정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맹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20/04/23 - [스포츠 이슈] - [V리그 프로 여자배구] 2020 FA 결과 총 정리(이적, 연봉, 계약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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