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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학예사)는 박물관, 갤러리의 꽃이다. 큐레이터는 전시기획, 홍보, 소장품 관리, 도슨트, 도록 발간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야 한다.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지만 그중 초보 큐레이터라면 누구나 도슨트(전시설명)를 두려워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전시를 설명하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학예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다 끝난게 아니다. 

 

하지만 도슨트(전시설명)를 못하는 큐레이터라면 그 매력이 한참 떨어질 것이다. 아~나는 말 주변이 없는데...아~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데... 와 같은 이유로 도슨트를 못하겠다면 큐레이터라는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물론 모든 큐레이터가 도슨트를 잘할 수 없고, 어떤 큐레이터는 도슨트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도슨트는 큐레이터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반드시 숙련할 필요가 있다.

 

 

도슨트(전시설명)가 어려운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슨트(전시설명)를 어렵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얘가 뭘 말할까? 뚫어져라 쳐다보니, 초보 큐레이터라면 무서울만하다. 갑자기 이상한 질문을 하는 게 아닐까? 내 설명이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을까? 내 설명이 재미없어 그냥 가버리면 어떡하지? 와 같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그래서 도슨트 대본을 작성해 줄줄 외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외운 내용을 읊어대면 관람객들이 좋아할까? 물론 아니다. 큐레이터로서 도슨트를 잘 하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게 전시에 대한 이해다. 전시와 작품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유명 미술평론가의 고급어휘를 인용하고,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찾은 내용을 짜깁기해 만든 대본은 관람객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관람객도 전시설명을 들으며 큐레이터가 외워서 말하는지, 아니면 이해하고 말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왜냐하면 외워서 말하면 재미가 없다.

 

 

도슨트(전시설명)는 연기다

도슨트를 잘하기 위해선 연기력이 필요하다. 아니 큐레이터라는 고상한 직업을 택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갑자기 연기를 하라고?! 그렇다. 연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마치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된 마냥 떠들어야 한다. 목소리도 평소 말하는 것보다 한 톤 높이자.

 

어린이집을 생각하면 된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아이들을 상대할 때, 차분하고 정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집중할까? 아마 뭔 소리하는지 모르겠어서, 주의산만하게 떠들게 분명하다. 그런 아이들을 집중시키려면 또렷또렷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또 손동작과 몸짓을 이용해 시선을 잡아 끌어야 한다. 차렷 자세로 가만히 서서 설명하기보다, 손동작으로 시선을 빼앗고, 몸짓도 섞어가며 재미를 더하면 좋다. 어려운 작품의 세계를 보다 쉽게 풀어주는 게 큐레이터의 역할이다. 어려운 내용을 어렵게 전하면, 관람객은 도망간다.

 

 

가장 중요한건 전시에 대한 이해

큐레이터라고 모든걸 다 알 순 없다. 그러기에 큐레이터는 평생 공부가 필요한 직업이다. 본인의 전공 분야가 아니라도, 전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전공자 이상의 전문지식을 쌓아야 한다. 큐레이터는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교수, 연구자와 같은 전문가들과도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전시에 관련 된 논문을 부단히 읽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전시를 정의해보고,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명 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본인이 이해한 것처럼 말한다면 전문가들에겐 단번에 들키고 말 것이다.

 

또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나아질순 없다. 수십번 수백 번 도슨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제는 능글능글 능구렁이처럼 위험한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기는 스킬이 생길 것이다.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될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큐레이터로서 도슨트를 잘하고 싶다면 전시에 대한 이해, 공부, 두려움 극복 이 3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어느하나 쉬운 게 없겠지만, 다들 초보운전 딱지를 뗀 경험이 있을 테니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정진한다면 분명 성과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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