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감소가 큰 문제라고 한다. 아이를 낳지 않아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 역시 줄고 있다. 또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주의자 혹은 여건이 되지 않아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불황이 올까?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부양해야 할 노년층이 증가하면 부담해야 할 비용 역시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점점 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젊은 사람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근본적인 부분이 개선돼야 하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다. 아무리 우리가 헬조선이라 불러도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갖추고 있고, 1인당 GDP 는 3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국가를 방문할 수 있다. 생활 인프라 및 문화 수준도 세계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우리가 동경해 마지않는 많은 유럽국가들 중 대한민국보다 잘 사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 프랑스, 독일 정도가 우리나라보다 잘 살뿐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이미 제친 지 오래다. 국토 순위로 보면 107위지만, 인구 순위는 28위로 면적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일례로 캐나다의 국토는 우리나라보다 약 100배 넓지만 인구는 우리가 훨씬 많다(캐나다: 9억 8,797만 5천㏊ / 3774만명 , 한국: 1,003만 6,371.5㏊/5178만명).
우리나라의 인구는 1960년대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이후 2027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5천만 명이나 되는 인구가 살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식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로 쌀이다.
쌀은 좁은 면적에서 많은 수확물을 내는 곡물이다. 또 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농경문화를 중시 여겼던 우리의 역사를 보면 항상 대가족을 이루며 농사를 짓는 게 일반적인 삶이었다. 산지가 국토의 70%나 되지만 꾸준히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관개시설을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해방 후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체질이 크게 변했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폐허가 된 국토를 살리기 위해 전 국민이 분주히 노력했고, 수출 증대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화 시대를 경험한 현재의 기성세대는 일자리 걱정이 없었다.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소득이 증가하고 부양할 수 있는 가족의 숫자도 늘어나 인구 역시 자연스럽게 늘었다. 이들은 노년층이 된 이후에도 기존에 모아두었던 자산과 연금 등으로 노후를 준비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 높은 교육 수준으로 대부분의 청년들이 대학교를 졸업하지만, 일자리는 한정적이다. 더불어 일자리의 질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큰 차이를 보이면서,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배부른 소리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은 근무여건, 급여, 미래 성장성 등을 놓고 보면 그 질이 매우 나쁘다. 대기업이 아무리 사람을 갈아 넣어 일을 시킨다고 해도 그만큼의 경제적인 보상을 해주기에 청년들이 선호하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그다음으로는 공무원이다. 청년들은 높은 급여를 보장받지는 못하더라도 안정성과 노후를 위해 공무원 및 공공기관을 선호한다. 높은 경쟁률과 치열한 시험을 뚫어야 하지만, 한번 되고 나면 평생직장으로 삼고 다닐 수 있다. 딱 여기까지다. 대기업과 공무원은 청년들이 결혼하고 안정적으로 가정을 구성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이 안에 들지 못하면 취업도, 결혼도 출산도 어렵다. 말 그대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취하지 못한 청년은 자연스레 결혼을 포기하게 된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결혼 이후에도 가정을 꾸리기에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갖는 건 쉽지 않다. 출산에 필요한 비용과 아이 1명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도 부부끼리 인생을 즐기는 커플도 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출산율이 감소하고 자연스레 인구 역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다는 것이다. 2020년 11월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실업률은 3.4%지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8.1%다. 청년 10명 중 1명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위기가 아니다.
청년층의 실업률을 감소시켜 이들을 경제활동이라는 테두리 안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물론 급격한 인구감소로 특정 산업분야에서 일손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야기될 수 있다. 이 문제 역시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지,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켜 해결한다면 이 악순환을 계속 반복시킬 뿐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국토에 비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처럼 내수 경제의 비율이 높은 나라는 아니고 오직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러기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GDP와 1인당 GDP가 높으니 선진국이라는 인식은 강아지에게 주어도 좋다.
문제의 본질은 인구감소가 아니라 일자리의 숫자와 질이다. 일자리의 숫자와 질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경제 가담 인구가 증가하게 되고, 소비가 늘고 내수가 돈다. 그럼 혼인율과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대기업 수준의 높은 연봉이 아닌, 먹고살만한 여건을 갖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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