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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가 되기 위해선 고고학을 공부해야 한다. 당연한 소리다. 고등학교 수업에는 고고학 과목이 없기 때문에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 그러면 고고학 관련 학과를 찾아보자. 우리나라에는 고고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과들이 있다. 고고학과, 고고미술사학과, 고고인류학과, 문화재학과, 사학과 등이다.

 

위의 학과가 설치된 대학교를 찾아보자. 그리고 고고학 전공 교수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고고학 교수가 있고, 고고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면, 여러분들이 고고학을 공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 지원해서 공부하면 된다. 그런데 고고학 과목이 개설 된 아무 학교나 가면 될까? 아니면 대학교 네임벨류를 따져 이름 높은 대학교에 가면 될까?

 

솔직히 학부과정까지는 크게 상관없다. 고고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선 대학원(석사과정 이상)이 필수인데, 이 때는 본인의 전공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본인의 전공을 정했다면, 자신을 지도해줄 적절한 교수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구석기시대를 전공하고 싶은데, 지도교수가 백제시대 고고학을 주로 다루고 있다면, 고민이 될 것이다.

 

 

물론 꼭 지도교수의 전공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학교의 커리큘럼이 잘 갖춰져 있고, 지도교수의 역량이 충분하다면 전공은 상관없다. 그런데 이건 나중 문제고 일단, 고고학을 공부할 수 있는 대학교를 선택해 학부부터 졸업하기로 하자.

 

우리나라에서 고고학 전공을 할 수 있는 학교는 많지 않다. 학과별로 고고학 전공교수가 최소 1명 내지 많게는 5~6명까지 있으니,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고고학과: 부산대, 충남대

 

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고려대(세종), 동아대, 원광대, 동국대(경주)

 

고고인류학과: 경북대, 전북대, 전남대, 목포대

 

문화재(관련)학과: 한국전통문화대, 경주대, 한서대

 

사학과: 숭실대, 한신대, 세종대, 한림대, 조선대, 강릉원주대 등

 

4년동안 학부에서 고고학을 공부했다면, 이제 대학원을 준비하자. 이때는 좀 신중해야 하는데, 본인이 어떤 전공을 할지 선택하는게 중요하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삼국시대 등 특정 시대를 중점에 두고, 구석기시대의 돌도끼, 신석기시대의 토기, 청동기시대의 고인돌과 같이 세부전공을 정하면 좋다.

 

물론 아무생각 없이 대학원에 들어갔다가, 교수가 추천해준 전공을 선택할 수 도 있다. 또 문화재 발굴 현장을 경험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찾을 수 도 있으니, 못 정했다고 낙심하지는 말자.  하고 싶은 전공을 정했다면 이미 반은 성공한거다. 그만큼 전공정하기가 어렵다.

 

 

2년동안 빡시게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시간이 날때마다 발굴 현장을 찾아가자. 문화재 현장에서 익힐 수 있는 발굴기법, 실측, 사진찍기와 같은 스킬을 배워야 한다. 발굴이 끝나면 연구실에 들어와 유물을 세척하고, 복원하고, 실측해야 한다. 그리고 일러스트, 포토샵 등을 이용해 전자도면을 만드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대학원 수업 듣기만도 벅찬데 이 많은 스킬들을 언제 배우냐고? 어렵고 고되도 꼭 익혀야 한다. 이걸 모르면 고고학으로 밥먹고 살기 힘들다.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이 밤의 끝을 잡고 밤 새워 논문을 쓰자. 그리고 당당하게 통과해 석사학위를 받아내면, 이제는 남들에게 고고학자라고 떠벌리고 다녀도 아주 부끄럽지는 않은 레벨이 되었다.

 

고고학자는 되었는데, 돈은 어떻게 벌까? 먼저 교수가 되면 최고다. 그런데 교수가 되려면 대학원 박사과정을 다녀야 한다. 이제 나이도 서른이 넘었고, 결혼도 해야하는데 박사과정은 또 언제 끝낼 수 있을까? 박사 따려면 보통 10년은 걸린다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래, 이건 머리좋고,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거다. 교수가 되려면 이정도 노력은 감수해야 하지만, 박사를 딴다고 모두가 교수가 되는건 아니다. 해외 유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수로 지내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졸업생을 살펴보니,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선배들이 나름 잘나간다고 한다.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나 도청, 시청 등에서 문화재, 박물관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다. 합격하면 정년이 보장되고, 공무원 월급을 받으니 평생직업으로 삼기 딱 좋다. 그런데 시험공고를 보면 매년 각 도별로 1~2명, 많아야 3~5명정도 뽑는다. 

 

자격요건을 보니 석사학위 이상에, 학예사 자격증, 거주지 제한 등 바라는게 참 많다. 그런데 경쟁율을 보니 기본 30대1, 서울이나 경기도는 100대1, 200대1로 바늘구멍보다 들어가기 어렵다. 합격수기를 찾아보니, 석사졸업하고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이상 공부해야 붙을까 말까하는 시험이다.

 

 

물론 학예연구사가 다 공무원은 아니다. 사립박물관에서 일하는 학예연구사도 많다. 그런데 이마저도 학예사 자격증이 있어야 취업이 된다. 학예사 자격증을 받으려면, 석사학위를 받고 경력인정 기관에서 2년이상 일해야 한다. 석사학위는 있는데, 나를 써주는 경력인정기관이 없다. 다들 경력자만 원한다. 그럼 나는 어디가서 일하나?

 

졸업생 모임에 나가니, 웬 등산복에 등산화를 입고 다니는 선배들이 보인다. 가서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 여쭈니, 문화재발굴기관에서 일한다고 한다. 문화재 발굴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전국각지에서 일한다고 한다. 선배가 말하길 나도 고고학과를 졸업했으니 보조원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더 알아보니 대학원 다닐 때, 학교 박물관에서 문화재 발굴보고서에 참여한 경력도 인정되어, 보조원보다 한단계 높은 준조사원 등급을 받았다. 선배가 마침 자리가 있다며, 같이 일해보자해 간단히 면접을 보고 출근을 한다. 연봉이 얼마요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못했지만 백수를 탈출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초봉은 알바 수준으로 낮지만, 각종 출장비에 여비를 합치니 먹고는 살 만하다. 발굴 수요에 따라 일거리가 적거나 많기도 하지만, 굶어죽지 않을 정도는 된다. 선배들을 보니 결혼 못한 사람들이 허다하고, 결혼해서도 주말 부부로 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문화재 발굴현장을 따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 군데 정착하기가 어렵다.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 옷장에 걸린 옷은 등산복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남들이 물어보면 고고학자라 말한다. 고고학자가 된 것이다... 

 

 

2020/02/12 - [지식창고] - 고고학이란 무엇일까? 고고학과 역사학의 차이

 

고고학이란 무엇일까? 고고학과 역사학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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