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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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하다보면 흥정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남아 여행에서 물건을 사거나, 택시를 탈 때 꼭 흥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간혹 바가지를 쓰거나, 사기를 당해 하루종일 기분을 잡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이런 흥정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왜 우리는 맨날 당하고만 살아야 할까?

 

그래서 준비했다 흥정에서 승리하는 법

 

일단 먼저 집고 넘어가야할 것은, 흥정을 하나의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 여행객을 상대로 하는 상인들은, 일단 높게 부르고 본다. 그리고 우리 인상을 살피며, 조금씩 가격을 낮추며 흥정 게임을 시작한다. 이 상인들이 얼마나 많은 여행객들을 상대했을까? 매일 매일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경험치가 쌓인 고수 중의 고수다. 특히 초보 여행객들은 고수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나도 첫 베트남 여행에서 질리도록 흥정문화를 경험했다. 가까운 거리를 두고 삥삥 돌아가는 택시기사, 수공예 가방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파는 상인, 길을 알려주며 돈 달라는 아이 등등 날 뜯어먹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왜 이들은 나를 못살게 굴까? 난 이들의 나라를 여행하며, 돈을 쓰는 여행자인데, 왜 나에게 사기를 치려 하는가?

 

정답은 간단하다. 나는 다시 안 올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나는 이들에게 단골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뜨내기 손님일 뿐이다. 그래서 상인들은 나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팔 이유가 없다. 어차피 안 볼 사이니, 친절한 서비스로 감동을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작년에 발리를 다녀왔다. 바다가 유명한 휴양지라, 해변에는 썬베드가 가득했다. 우리가 걷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상인들이 썬베드를 이용하라며, 손을 잡아 끈다. 얼마냐고 물으니, 한국돈으로 2만원을 부른다. 말이 되나? 그냥 지나쳤다. 다른 상인은 1만 5천원을 부른다. 여전히 비싸다. 그 다음은 1만 2천원을 부른다. 그리곤 아무리 물어도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아~그럼 적정 가격은 1만 2천원 이구나~해서 첫 날은 1만 2천원을 내고 이용했다.

 

그런데 숙소에 돌아와 직원에게 물으니, 본인들은 5~7천원에 이용한다고 했다. 무려 2배나 바가지를 씌운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적정 가격이라며 좋다고 놀다 왔다ㅋㅋㅋ 다음날 다시 해변을 찾았다. 그리곤 1만 2천원을 부르는 상인에게, 말했다. 난 어제 7천원에 이용했는데, 여긴 너무 비싸네~라고 하니, 표정이 굳어버린다.

 

 

 

 

어떤 상인은 코웃음을 치며, 우리를 떠나 보냈다. 그렇게 3번을 시도하자, 한숨을 쉬며 오케이~싸인을 받았다. 뭐지? 이게 되네? 그렇다. 된다. 무조건 된다. 그 이후로 우리는 계속 7천원에 이용하고, 어떤날은 5천원에도 이용했다. 자주 가니 가격은 계속 내려갔다. 어차피 손해보고 장사하는 사람은 없다. 다 돈 벌려고 하는 짓인데, 누가 손해를 보려할까? 그러니 돈 주는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다. 우리야 고를 수 있는 썬베드가 많으니, 비싼 곳은 패스하면 그만이다. 

 

택시도 마찬가지다. 10분 거리를 가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른다. 미터기를 켜고 가자하니, 기사는 고장났다고 거짓말을 했다. 반값을 부르니 쐥~하고 가버린다. 그래 가라. 너가 가도 택시는 많다. 다른 택시를 잡고, 아까 기사가 부른 가격의 50%를 불러봤다. 그러니 웃으며 70%를 달란다. 그래서 나도 웃으며, 60%를 불렀다. 그러니 기사가 오케이 싸인을 주며 타란다.

이런 흥정문화를 겪은게 비단 동남아 뿐만이 아니다. 내가 갔던 베트남, 발리는 물론 조지아, 아르메니아, 중국, 러시아에서도 다를게 없었다. 특히나 택시 기사들은 여행객을 뜯어먹는 악질 중의 악질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말 못하는 외국인에게 택시비로 몇십 만원씩 받아내어, 비판을 받았던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세계 어딜가나 똑같다. 사기꾼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런데 이들이 무섭다고 여행을 못가거나, 피해다닐 궁리만 할 수 없다. 당당히 맞서 승리해야, 여행도 즐거워지고 돈도 아낄 수 있다. 그러니 무서워말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 이들은 고수중의 고수다. 그러니 그에맞는 대응법이 필요하다.

 

먼저 주눅들면 안된다. 그러면 이 고수들은 별별 스킬을 발동해 우리의 호주머니를 노린다. 또한 동행자(특히 와이프나 애인)가 있을 때, 남자들은 흥정하는거 자체를 부끄러운 일이라 여긴다. 그래서 에잇~까짓거 주고 말지~하면서 돈을 팍팍 써댄다. 그러다가 거지된다.

 

 

 

 

동행자에겐 사전에 이렇게 하자고 말을 맞추는게 중요하다. 나도 와이프에게 내가 흥정을 할테니, 옆에서 초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괜히 옆에서 그냥 사자~그냥 내자~이러고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 그래서 미리 멘트를 짜두어, 옆에서 동행자가 바람잡이를 해줘야, 흥정이 더 쉬워진다. 

 

어떨때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해도 좋다. 돈이 없다고 배째라고 버텨보자.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 상인들은 술술 넘어온다. 그리곤 돈을 꺼내면, "아니 너 돈 있네?!!!"라고는 하지만, 이미 가격을 정해버렸으니, 웃으면서 넘어가는게 다반사다. 어차피 상인들은 높게 부른다. 그러면 우리는 낮게 부르면 된다. 물론 적정 가격은 있다.

 

그러니 한 두군데만 다니지 말고, 여러군데 다니면서 비교해보고, 계속 물어보다. 묻는데 돈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계속 묻다보면, 상인들이 알아서 가격을 맞춰주니, 우리는 엇 비슷한 가격이 몇번 나오고, 상인들의 표정이나 말투를 통해 적정 가격을 알 수 있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은 안해도 된다. 돈 많은면 그냥 다 내면 된다. 그게 세상 편하다. 그런데 흥정도 자꾸 하다보면 재밌다. 물론 현지주민들에게 받는 가격보다는 비쌀 수 밖에 없다. 현지인들 가격으로 사는건 거의 불가능하니 포기하는게 좋다. 아~이정도면 나쁘지 않네~라는 선에서 우리도 멈춰야 한다. 그리고 화낼 필요도 없다. 왜냐면 다시는 안 볼 사이기 때문에 괜히 여행 기분을 잡칠 필요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싸면 안사면 그만이다. 

 

2019/12/09 - [해외여행/베트남] - 남자 혼자 베트남 여행 1: 여행이 쉽지 않은 이유

 

남자 혼자 베트남 여행 1: 여행이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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