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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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와 길을 걷다 개 한 마리를 만났다. 딱히 견종을 알기 어려웠지만, 늘씬한 몸에 잘생긴 얼굴을 가진 녀석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의 다리가 신통치 않았다. 한쪽 다리를 절며 사람을 보면 무서워 도망 다니기 일쑤였다. 그런 녀석에게 목적이 있었는데 바로 도로 한 복판에 배를 깔고 눕는(?) 것이었다.

 

뭐 이런 개(?)같은 녀석이 다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그 행동이 자뭇 처량해 보였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 배를 깔고 누워 차를 무서워 하기는커녕 무엇을 기다리는지 슬픈 눈을 하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도로에 누워있는 개가 신기해 사람들이 접근하면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았다. 

 

 

유기견센터, 동물보호센터는 주말에 쉰다

그렇게 지나치려 했는데, 와이프가 나를 붙들고 신고를 하잔다. 이렇게 떠 도는 개가 한둘도 아니고 뭘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와이프가 슬픈 눈으로 계속 부탁하길래 그러기로 했다. 관내 유기견센터 및 동물보호센터를 검색해 전화를 했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받지 않았다.

 

다행히 근처에 경찰서가 있어 사연을 말하니 곧 출동하겠다 했다. 정말 경찰차 두대가 나란히 들어서 누워있던 개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사실 개가 계속 누워있다가 사고라도 나면 위험하니 경찰도 단단히 마음먹고 출동한 것 같았다. 4명이나 되는 경찰이 차량 2대를 몰고 오니 와이프도 안심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는 알지 못했다. 길고 긴 사투의 시작을...경찰이 출동했지만, 경찰이라고 딱히 뾰족한 수가 없어 보였다. 개를 이리저리 몰며 추격 했지만 개를 잡을만한 도구도 없었다. 그렇게 개와 함께 추격전을 벌이며 사투를 벌였다. 6시부터 시작한 추격전이 8시가 다돼서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19까지 출동했지만 역시 차를 끌고 따라 다닐뿐 길고 긴 추격전이 이어졌다. 이 개 녀석은 지치지도 않는지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경찰과 소방대원을 약 올렸다. 이들이 개를 잡으려고 해도 사이사이로 도망 다니니 이 추격전이 쉽게 끝날것 같지 않았다.

 

 

 

게임 종결자

개가 워낙 빠르고 민첩해 손으로 잡는건 당연히 무리였다. 그렇다고 이 녀석이 지치길 기다리려다 사람이 먼저 쓰러질 판이었다. 그때 나타난 구원자가 있었으니, 바로 오토바이 배달원 아저씨였다. 백마 탄 왕자 새하얀 오토바이를 탄 아저씨는 빈틈없이 개를 구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사실 개가 아무리 빨라봐야 오토바이만 못 하다. 아무리 민첩하다고 해도 오랜 배달로 숙련된 운전실력을 가진 아저씨를 뿌리치기 어려웠다. 오토바이 아저씨의 물 샐 틈 없는 압박으로 개는 점점 구석으로 몰렸고, 마침내 이 게임을 종결시킬 스나이퍼가 도착했다.

 

119 대원은 개도 새도 모르게(?) 마취총을 발사했다. 이게 뭔가? 싶어 달리고 달리던 개는 총에 맞고도 한참을 달렸다. 하지만 이내 사지에 힘이 빠지고 축 늘어졌다. 그리곤 도로 한복판에 누워 곤히 잠이 들었다. 이로서 이 길고 긴 추격전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기견 친구는 동물보호센터로...

119 대원들은 마취총을 맞고 쓰러진 유기견을 한참이나 보고 서 있었다. 아마 약빨이(?) 몸 전체로 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리라. 그리곤 유기견을 손으로 톡톡 건드려 움직이지 못함을 확인했다. 그리고 게임 끝. 119 대원들은 유기견을 인도로 옮기고 줄로 사지를 묶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2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경찰들이 돌아갔다. 수고가 정말 많으셨다. 차라리 119에 신고할걸 괜히 가까이 있다고 경찰에 먼저 신고하여 고생시킨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유기견 친구를 잠재울 수(?) 있어 다행이었다.

 

 

잠든 유기견을 지키는 119 대원에게 다가가, 이 녀석의 앞날이 어찌되냐 물었다. 지금 동물보호센터 직원들이 오고 있고, 센터에 묶게 될 것이란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도로 한 복판에 배를 깔고 누웠던 유기견 친구... 와이프와 돌아가면서 아마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배를 깔고 누운 그 도로에서 버려져, 한 없이 주인을 기다렸을 유기견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했다. 버려진 건지 아니면 주인을 잃어버린 건진 알 수 없었다. 다만 이 녀석의 슬픈 눈이 자꾸 눈에 밟혔다. 하지만 우리도 이렇게 큰 개를 키울 여력이 되지 않아 보호센터에 머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유기견 친구를 동물보호센터로 보냈다.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발견하면 관내 동물보호센터로 연락하는게 가장 나으리라. 그도 안되면 119에 신고하는 게 낫다. 119는 그나마 포획에 용이한 도구나 마취총을 구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유기견 친구가 다시 주인을 만났으면 한다. 그렇게 슬픈눈을 하고 기다리던 주인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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